얼마 전 발표된 국가 연구 결과를 통해 영어유치원과 사설 영어 교육기관에 다니는 아이들 중 상당수가 불안, 위축, 스트레스 같은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출처: EBS 단독 보도)
사실 이 내용은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면서 이미 경험해 온 부분이기도 합니다. 강남과 서초 지역에서 20년간 영어유치원 교사와 원장으로 있으면서 적지 않은 아이들이 유치원에만 오면 배가 아프다고 하거나 틱 증상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 ‘빠른 영어 환경’보다 ‘바른 영어 환경’이 먼저입니다
영어유치원에 처음 오는 아이들 중에는 아침부터 울음을 터뜨리거나, 활동 중에도 쉽게 짜증을 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언어 자체보다 환경의 압박이 더 큰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No Korean’에 대한 환상은 생각보다 위험합니다. 아직 자아와 언어가 모두 발달 중인 아이들에게 모국어도 아닌 영어로만 수업, 놀이, 생활을 전부 소화하게 하는 건 인지·정서적 부담을 동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 부모님도 알아야 할 현실
위 기사에 따르면 부모 중 34% 이상이 자녀와 영어 교육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부모님도 마음이 불안하시죠.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게 하려고, 혹시 우리 아이만 안 되는 건 아닐까 걱정돼서 인텐시브한 영어유치원 혹은 학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내 아이의 ‘기질’과 ‘배움 스타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커리큘럼이 있어도,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며 억지로 배우는 영어는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습니다.
✔ 이런 방법을 제안합니다
아이의 기질과 학습 스타일을 먼저 파악하세요
외향적이고 언어 감각이 빠른 아이, 반복을 즐기는 아이, 낯선 환경에 예민한 아이, 한 번 배운 건 쳐다보기도 싫어하는 아이, 언어 발달이 느린 아이... 모두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영어는 ‘바른 영어 환경’에서 ‘바른 노출’이 핵심입니다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것만이 정답이 아닙니다. 집에서 영어 그림책을 함께 읽거나, 영어 노래를 자연스럽게 듣는 것도 충분히 큰 도움이 됩니다.
‘강제 몰입’보다 ‘즐거움’을 먼저 가르치는 게 중요합니다
아이가 즐거워야 언어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무리한 단어 외우기나 쓰기 등은 오히려 영어를 싫어하게 만들 수 있어요.
영어유치원 선택, 그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우리 아이는 정말 준비가 되어 있을까?
❓내가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려는 이유가 ‘아이를 위해서’일까, 아니면 ‘나의 불안감’일까?
영어 조기교육은 분명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그 타이밍과 방식은 모두에게 같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맞는 시기, 아이에게 맞는 방식.
그것을 찾아 주는 것이 바로 부모님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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