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첫 알파벳 수업, 조작 활동 중심의 Manipulative Phonics 접근법으로

유아들에게는 ‘영어는 재미있다’는 첫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그러나 단순히 알파벳을 보여주고 따라 쓰게 하는 수업은 대부분 실패합니다.

처음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바로 조작 활동 중심의 Manipulative Phonics입니다. 쉽게 말해, 손으로 만지고 조작하며 익히는 파닉스 방식인데요, 유아의 인지 발달 단계에 꼭 맞는 방법이자, 재미와 학습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접근법입니다. 실제 제가 영어유치원의 3세~4세 친구들에게 꾸준히 사용했던 Manipulative Phonics 수업의 노하우를 공유해볼게요.

 

엄마와 알파벳 블록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

 

1. 알파벳을 ‘눈’이 아닌 ‘손’으로 배우게 하자

유아는 추상적인 개념보다 구체적인 물체를 직접 다뤄보며 학습할 때 훨씬 더 잘 배웁니다. 알파벳도 예외가 아닙니다.

제가 자주 활용했던 도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플라스틱 알파벳 블록
✔️ Velcro 알파벳 퍼즐
✔️ 자석 알파벳 세트

활동 예시:
A를 찾아서 붙이기: 벨크로 보드에 선생님이 부른 알파벳을 찾아 붙입니다. 또, 대문자를 붙여 놓고 옆에 소문자를 찾아 붙이게 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2. 알파벳은 게임으로 접근하세요

Manipulative Phonics에서 중요한 건 아이의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활동입니다. 정적인 워크북보다, 몸을 활용해서 하는 게임이 알파벳을 오래 기억하게 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죠.

추천 게임:

알파벳 낚시 게임:
물고기 모양 종이에 알파벳을 써서 자석을 부착, 낚싯대로 원하는 알파벳을 낚게 하는 활동. ‘Find the letter B!’ 하고 외치면, 아이들이 알파벳 B가 적혀있는 물고기를 낚시하는 방법입니다.

알파벳 매칭 바스켓볼:
알파벳이 적힌 공을 알맞은 바구니에 던지는 게임. 손과 눈의 협응력까지 발달시키며 알파벳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요.

3. 촉감 놀이와 함께하는 알파벳 활동

촉감을 활용한 활동은 아이들의 뇌를 자극해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줍니다.

제가 추천하는 활동은 바로 모래 알파벳 쓰기입니다.

▶ 방법:
투명 플라스틱 트레이에 모래나 소금을 얇게 깔고, 아이가 손가락으로 선생님이 말한 알파벳을 따라 쓰게 합니다. 잘못 써도 털어내고 다시 쓸 수 있어 아이들이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죠.

이 활동은 특히 글씨 쓰기에 자신 없던 아이들도 자신감을 갖게 만드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4. 알파벳과 단어 연결은 천천히

 

처음부터 알파벳을 단어와 연결시키려 하면 아이는 혼란스러워합니다. Manipulative Phonics의 핵심은 ‘알파벳 형태 인지’와 ‘조작 활동’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단어 연결은 알파벳의 형태를 충분히 익히고 난 뒤에 천천히 진행해도 늦지 않아요.

제가 알파벳 수업의 마지막 타임에 자주 활용했던 활동은 ‘내 이름 만들기’였습니다.
자석 알파벳이나 스티커를 활용해 자기 이름을 만들어보게 하면, 아이는 주도적으로 알파벳에 관심을 갖고, 자신이 배운 알파벳을 나와 연결하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모래판 위에 알파벳 쓰기를 하고 있는 유아

 

👉 결론: 아이들이 스스로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알파벳 놀이를 하자

유아들에게 영어를 처음 가르칠 때, 책이나 워크북 위주의 수업은 아직 글자에 익숙하지 않은 유아들에게는 부담이 되기 쉬워요. 그런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심어줘야 할 건 단 하나, 바로 ‘영어는 재밌는 거야’라는 인식입니다.

 

Manipulative Phonics는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유아가 직접 조작하고 탐색하는 과정 자체가 학습이 되도록 도와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처음 접하는 유아에게 가장 효과적인 수업 방법이 될 수 있어요.